[정의당 관악구의원 후보자를 만나다: 2편]
왕복근 후보 (신사동, 조원동, 미성동)
2018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관악구의회 선거에 정의당 후보로 나오시는 분들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왕복근 후보님은 정의당 관악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특히 저희 정의당 서울대 학생모임이 설립되고 운영되는 데 큰 도움을 주셨고, H교수 규탄을 위한 관악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도 참여하는 등 서울대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신사동/조원동/미성동 관악구의원 선거에 출마한 기호 5번 왕복근입니다. 저의 선거 슬로건은 ‘내 삶이 존중받는 관악’이고, 보조 슬로건은 ‘내 삶을 챙겨줄 구의원’입니다. 촛불혁명 이후 우리가 정치적 적폐들을 해소했잖아요? 이제 지역에서, 내 삶과 제일 가까이 있는 정치가 만들어내야 할 것은, 내 삶이 존중받는 삶을 만들고 동네의 정치가 여기 사는 사람들을 챙겨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슬로건을 그렇게 정했습니다.
Q2) 정치를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출마까진 아니더라도 정당 활동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옛날부터 생각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저 놈이 잘 했고 저 놈은 잘못했어. 다 쓰레기야’라는 어른들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요, 저렇게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서 변화를 만들려면 정당에 소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2010년 5월 3일에 전역을 했어요. 왜 기억을 하냐면, 5월 6일에 이기중 후보 선거운동을 시작했어요. 그 전까진 저도 구의원, 시의원 잘 몰랐죠. 그런데 기중 씨 선거 치르는 것을 보면서, 동네에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많구나, 동네에서 만드는 정치가 필요하구나 하는 것을 처음 느꼈어요. 그 때는 막연했죠. 어쨌든 그 때 처음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구의원, 시의원이 하는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전역하고 첫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13년에 야간알바를 하면서 당 활동은 잘 못했어요. 그 때 알바를 같이하던 친구들이 주로 고등학교만 나오고,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 60시간 일해서 월 135만원 정도 받았죠. 그 친구들이 얘기하고 생활하는 것을 들었는데요. 정말 갑질이라는 갑질은 다 당하고 사는 상황에 놓여 있었던 친구들이고. 대학이라는 방어막 없이 바로 사회에 들어온 친구들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너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으면서 살아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죠. 저 친구들에게 국회의원들이 하는 정치는 별 관심이 없겠구나, 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가 필요하겠구나.
월세를 벌어야 하는 한 친구 같은 경우는, 음악을 하고 싶은 친구였는데, 음악을 해야 하잖아요. 낮 시간에는 안 자고 음악을 하고, 일이 생기면 일정 조절해서 저녁에 밴드 공연하러 가고. 그렇게 사는 거에요. 근데 130정도 벌어서 월세가 한 40~50만원 씩 나가요. 그러면 남는 돈 얼마 없는데 거기서 식대, 교통비 빠지고, 자기 하고 싶은 일에 돈 쓰고. 계속 빈곤 속에서 허덕이는 거에요. 자기는 음악이 하고 싶어서 서울에 왔는데. 삶이 제대로 영위되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야간알바 하면, 낮 시간에 잠 줄이지 않으면 인간관계 다 끊겨요 보통. 사람을 못 만나거든요. 자기 일 하는 애는 잠을 줄여 뭔가 해야 되고, 그게 아니라 생계형으로 생활비를 벌려고 알바만 하는 친구들은 관계가 편의점 안으로 좁아지는 거예요. 이렇게 살아야 하나?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산다는데, 여기서 이렇게 살았다가는 대책이 없겠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정당에서 대변해야 하는 목소리가 여기에 있구나. 그 친구들은 노동자이기도 하고, 도시 빈민이기도 하고, 또 2~30대 청년들이기도 하고. 그런 친구들 대변하는 목소리를 정당에서 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죠.
결정적으로는 2014년이었던 것 같아요. 그 때 구의원 선거를 한 번 더 치르면서, 그 때 진보정당 2명이 다 (관악구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죠. 그 때 이후로 없어진 게 있어요.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는데, 성평등조례가 양성평등조례로 바뀐다든가. 제가 크게 기억나는 사건은, 보육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시소와 그네’라는 영유아 보호시스템이 있었어요. 서울대랑 서울시랑 연계를 한 프로젝트 사업이었고, 7년이 지나면 시에서 구로 이양되도록 된 사업이었어요.
그런데 시 예산이 끊기자마자 구에서 (사업을) 날려버렸어요. 드림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이랑 겹친다는 핑계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어요. 사실 겹치지도 않고 대상자도 다른데. 그러면서 시소와 그네에 속해 있던 가족 중에 1/3이 복지 사각지대에 들어간 거죠. 당장 난리가 났는데, 예산 없다는 이유만으로 날린 거에요. 진보정당 구의원 1~2명이 있을 때는 유지될 것처럼 약속했는데, 진보정당 구의원이 없어지니까 날려버린 거죠. 동네에 진보정당 구의원 1명 있다는 게, 서울시의원 1명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도움 받지 못하는 누군가를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 것을 대변하는 정치는 어디서부터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죠.
사실 진보정당 의원이 있을 땐 잘 몰랐어요. 관악구는 언제나 청렴도평가 1위, 의정평가 1위를 했었어요. ‘시소와 그네’를, 서울시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서울 7곳에서 사업을 했고 다 평가가 좋았는데, 그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다 없어진 거예요. 마지막 남은 두 군데 중 하나가 관악이었죠. 그런데 결국 그런 식으로 시소와 그네가 사라진 거죠. 90년대 이후 관악구의회에 진보정당 의원이 없었던 적이 없었는데 2014년에 처음 없어진 거예요. 그래서 동네에서부터 뭐가 바뀌지 않는다면 국회의원, 대통령을 잘 바꿔도 뭐가 바뀔까 하는 생각을 했던 거죠. 좋은 정치, 좋은 복지를 위해서는 동네에서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 선거에서는 관악에서 구의원 출마를 해야겠고, 진보정당 구의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Q3)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은 많을 수 있는데, 굳이 후보님 자신이 나서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요?
청년의 목소리에 대한 얘기가 굉장히 많잖아요. 저는 청년세대들의 문제가 2030세대만의 문제라고 보기보다는, 앞으로 10년, 20년 뒤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 문제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서울시의 평균적인 청년들의 삶이 월세 47만원, 월수입 150만 원 정도. 대출금 3000만원, 교통비 10만 원 정도에요. 이런 청년들이 평균이에요. 그중 학자금대출이 1500만 원 정도 차지하고. 딱 제가 프로토타입입니다. 월세 47만원이고요, 한창 돈 벌었을 때 165만 원 정도 벌었고요, 제가 딱 대출금이 3000정도 돼요. 이런 사람들이 자기 얘기로 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죠. 내 세대에 내 문제를 얘기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청년후보가 필요하다. 그들의 생생한 얘기들이 정치현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Q4) 왜 정의당에서 정치를 하실 생각을 하셨나요? 이후의 커리어나 당선가능성을 생각한다면 거대정당이 더 유리할 텐데, 진보정당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하신 이유는? 그리고 여러 진보정당 중 정의당을 선택하신 이유는?
정치는 일종의 비전이고, 어떤 방향성으로 갈 것인지의 문제, 여러 가치체계 사이에서 어떤 가치를 우선적으로 배치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정의당이 말하는 가치, 방향성이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필요하고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정의당은 노동자가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사업가나 자영업자 아니면 다 노동자잖아요? 저의 아버지도 20년간 지하철에서 기관사 하시며 살아오셨거든요.
그런 노동자와 일반적인 서민들의, 그런 사람들의 얘기를 대변할 수 있고, 정책을 만들 때 그들의 필요와 그들의 얘기들을 우선적인 가치로 배치하는 정당이 어디냐 생각해 본다면, 보수정당은 아니라 치고, 민주당이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냐? 그렇지는 못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는 ‘당선되려면 민주당이지’ 하겠지만, 공직자가 되어서 가치를 배치하고, 어디에 예산을 더 쓰고, 한정된 재화를 분배할 때 노동자와 서민을 향한 가치기준을 세울 수 있는 정당은 민주당보단 정의당, 진보정당이라고 생각해요. 민주당은 그런 점에서 한발 빼는 경향 강하죠. 노동자문제에서는 민주당이 한 발 두 발 물러나는 경향이 있어요.
하여튼 민주당은 가치 중심의 대중정당보다는 포괄정당 같은 느낌이 강해요. 누군가를 대변하는 정치라기보다는 다수결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지만 다수결이 무조건 옮은 건 아니잖아요. 다수결의 원칙은 물론 있지만 다수결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방식일 수는 없잖아요? 다수결이 아니라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목소리를 고민하는 것이 정의당이라고 생각해요.
Q5) 신사동, 조원동, 미성동에서 출마하시게 되었는데요, 어떤 이유로 해당 지역구를 선택하시게 되었나요? 그리고 후보자님이 구의원이 되었을 때 지역구에서 ‘이것만은 바꿔보겠다.’ 하는 것이 있다면?
이 동네에 사니까 출마를 한 거죠. 여기서 살게 된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일단 지하철역이랑 가깝고, 원룸이 많고. 2호선 라인에 있잖아요. 제가 서울 서쪽으로 가는 일이 많아서 그쪽으로 가기 용이한 지역을 찾다 보니 이쪽으로 왔어요. 여기 사는 다른 청년들도 비슷할 거에요. 회사나 학교가 마포, 서대문같은 서울 서부일 때. 아니면 강남으로 출근하기에도 좋아요. 역이랑 가깝지만 집값은 높지 않아서. 그래서 여기 신사동에 살게 되었어요.
이 동네에 와서 좋은 것도 있어요. 오밀조밀 숨겨진 맛집도 있고, 분위기도 적절히 번화가인 듯 아닌 듯해서 좋고요. 저녁에 나가서 술 마시기도 나쁘지 않고. 무난한 공간이라서 좋은데요, 여러 가지 불편한 점들도 있죠.
그 중 하나가 이 지역이 문화생활도 불편하다는 것이에요. 제일 가까운 문화공간이 신림역으로 가서 영화관을 가는 것이에요. 멀리 가지 않아도 소소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작은 공연장이나, 독립영화관 같은 공간도 필요하고요. 청년들이 모여서 자기들의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이전하게 될 금천경찰서 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이 여성비율도 높다 보니,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일단 골목이 어둡고요, 여성안심귀가길이라는 곳도 여기저기 만들었는데 여전히 어두워요. 사람들이 여성안심귀가길 자체를 잘 모르고, SOS벨이 어디 달려있는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고요. 그래서 저는 좀 더 안전한 동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성안전거리’를 설정해서, 그곳에 여성안전디자인 같은 것을 하고, 골목골목 전체를 밝게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어요.
또 몰카 문제도 고민을 많이 하잖아요? 몰카를 불시점검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도 고민하고 있어요. 트위터 보니까, 몰카 문제에 대해서 구의원들이 뭘 할 수 있냐는 글이 있었는데, 감시는 할 수 있어요. 구에서 불시에 점검을 할 수도 있고요. 공공기관을 넘어 상가에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들, 예를 들면 ‘몰카안심가게’ 인증을 해주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어요. 동네 상가들도 구청의 불시점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이 필요해요.
Q6) 아마 아주 다양한 공약을 갖고 나오셨으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공약 중에서, 저희와 같은 대학생, 자취생,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 지역에 원룸이 많지만 원룸의 질이 안 좋아요. 신축은 질은 좋지만 가격이 높아요. 여기는 평균적으로 6평 내외의 원룸이 많아요. 결코 넓지 않아요. 인간다운 삶에 적절하지는 않죠. 또 통계자료를 보면 이 지역이 여성 비율이 높아요. 역 앞에 원룸이 많아서 그래요. 안전한 곳을 찾다 보니까 역 앞 원룸에 사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제 공약인 사회주택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적절한 가격에 적정한 공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동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회주택이 물론 싼 집을 공급하는 의미도 있지만, 요즘 트렌드를 보면 사회주택에 대한 관리까지도 ‘입주자협의회’같이 자기들끼리 스스로 하는 방식을 하고 있어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뭉쳐서 같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원룸이 많다 보니, 주변에 사는 사람이 누군지 몰라요. 그래서 동네에서 안 놀게 되죠. 종교나 체육활동을 하지 않으면 동네에서 놀지 않죠. 연고가 하나도 없는 거죠. 그냥 서울의 싼 공간을 찾아 온 사람들인 거죠. 동네가 이 사람들에게 관심거리가 아니에요. 동네는 자고 가는 곳이라는 느낌이 강한데요. 동네가 좋으면, 동네 안에서 커뮤니티도 구성하고, 자기들끼리 살아갈 수 있는 방안도 만들고, 그래서 조금 더 동네에 관심을 가지고. 그런 작업들이 사회주택을 통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당장 시급한 싼 주거비 문제를 넘어서, 가까운 곳에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더 멀리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진다는 면에서도 중요하다는 거죠.
가까이 있는 내 문제들을 다룰 수 있어야, 더 큰 정치의 내용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도 생각할 수 있어요. 서울이 이곳저곳 머물다가 결혼하면 정착하는 도시가 아니라, 정말 살고 싶은 도시, 사람답게 살 만한 도시로 만드는 첫걸음이 바로 사회주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Q7) 사실 기초의회 선거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사람도 많습니다. 고작 구의원이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많이들 갖고 있죠. 전국 단위 선거 중에 지방선거 투표율이 가장 낮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투표를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흔히들 구의원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을 많이 해요. 가진 권한이 시의원, 국회의원보단 작아요. 그리고 권한이 한정되어 있죠. 그러나 구에 한정된 권한이 결코 작지는 않아요. 우리는 ‘구’라는 공간 안에서 생활을 하잖아요. 당장 집 앞에 불편한 것을 얘기할 대상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하고, 해결하도록 뛸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해요. 간단하게는 민원처리를 하는 경우죠. 구의원은 민원처리를 잘 하려는 경향이 강해요. 그 기능을 가장 잘 활용하시는 분들이 동네 유지 분들이에요. 오래 사신 분들은 정말 구의원을 잘 활용해요. 실제로 많은 구의원들이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 동네에 50~60대만 살지는 않아요. 청년들도 자신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 중에서 구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꽤 많아요. 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구의원이 필요한 거죠. 그래야, 정치가 삶에서 가까운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고. 20~30대가 어떻게 정치를 내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기초의원만큼 가까운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민원처리 이외에 구의원들의 역할이 있어요. 지금 서울시에서 하는 엄청나게 많은 사업이 있어요. 그런데 그걸 구 차원에서 다 맡지는 않아요. 무슨 사업이 있는지 몰라서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구 차원에서 우리 지역에 필요한 것이 뭔지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구의원들은 주로 어르신들과 일을 많이 하는데요. 관악구는 인구 40%가 청년이잖아요. 청년 관련된 서울시 사업도 가져와야 하거든요. 서울시에서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면, 구에서도 조례를 만들고, 시의원과 만나서 사업을 가져온다든지 하는 작업을 해야 해요. 이런 작업들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서울시는 청년사업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는데, 구에서는 시에서 하는 청년사업을 잘 가져오지 못하고 있죠. 그런 점에서 구의원은 서울시의 사업을 가져오고, 구에 있는 청년들이 혜택을 보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역할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주는 것이 필요해요.
사실 구청장, 구의원 공약은 다들 비슷할 거에요. 구의원의 공약이 단순한 민원처리를 넘어서, 이 동네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것을 얘기해야 한다고 봐요. 그 내용들을 보고, 내가 이런 동네에서 살고싶다고 얘기할 수 있는 공약을 내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찾아봐야 해요. 큰 정치의 내용은 추상적이거나 구호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요. 더 많은 대상들을 포괄해야 하니까요. 구의원의 공약은 커져봐야 구 단위인 거죠. 내가 사는 환경의 범위 안쪽의 얘기를 하고, 내 삶의 디테일한 것들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이나 시의원보다는 구의원들이에요. 국회의원은 국가 차원의 얘기도, 시 차원의 얘기도 해야하잖아요. 내 삶은 상당 부분 구 안에서 이뤄지고, 구청장이나 구의원의 공약이 그런 점에서 유의미한 것이죠. 구의원들이 국회의원보다 더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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