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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왕복근의 생각

청년정의당, 정의당의 새로운 실험에 제안하다

12월 6일 청년정의당TF가 공식적으로 구성됐다지난 당직선거에서 청년정의당을 구성하겠다는 공약이 당대표 후보들을 비롯해서 다양한 후보들에게서 나오고서 만 1년 반 만에 구성된 TF.

그러나 청년정의당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아직 명확한 상을 가지고 있지 못한 듯하다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구체적인 논의조차 시작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기회에 청년정의당에 대해 개인적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청년정의당, 1년의 계획을 수행하는 청년들의 주체적 경험의 공간이어야

대부분의 청년당원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입당을 한다그들은 사회에 대한 무언가 모를 불만에 대한 창구로서 정당을 선택한 것이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새롭게 들어온 정당에서 무엇을 할지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개선하고 바꾸고 싶은지를 파악할 시간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새로운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활동으로 성장하고활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험’, 그리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 그려볼 전망이다그러나 지금의 정의당에 그런 공간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면 속 시원하게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정당에서 활동하고 싶은 청년들에게 정의당은 매우 어려운 공간이다주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을 찾고 싶지만 그럴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활동의 공간에서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해본 경험을 가지지 못한 청년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정치인으로 성장하라고 하는 것은 혼자서 알아서 커보라고 방치와 다를 것이 없다.

청년들이 단일하다고 할 수 없지만 미래문제로서의 청년문제가 가지는 일정함은 분명히 있다이에 대한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고 자체적으로 기획과 집행을 할 수 있는 공간그래서 주체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새로운 정치세대의 육성과도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다.

청년정의당은 청년에게 활동의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주체적인인 활동의 공간으로써 청년정의당은 자체적 예산과 그 예산의 운영을 통해 중앙과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기획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청년 리더십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 필요한 것은 청년정책과 조직을 전담하는 인력과 안정된 독립 예산

결국 청년정책을 전담할 인력이 필요하다현실에 대한 판단과 그 판단에 기초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발생하는 사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1년의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많은 청년활동가들이 모여서 자신이 알고 있는 현안을 모두 이야기한다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청년문제에 대한 현실 파악과 중장기적인 전망에 기초를 쌓아줄 수 있는 청년정책담당자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청년정책을 전담하는 담당자 한명 없는 지금의 구조에서는 이 같은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동시에 지역을 다니며 청년들과 만나고 현안을 듣고 그것을 중앙으로 모으는 일을 하는 전담 조직담당자 역시 필요하다중앙에서 이야기되는 것그리고 서울에서 이야기되는 것만으로 청년문제를 진단할 수 없는 일이다수도권과 지역의 격차문제는 결국 한국사회 전반에 제기되는 문제다당연히 지역과 수도권의 청년들이 가지는 고민과 문제가 다를 수밖에 없다이를 듣고 수합하고지역을 돌며 지역에 있는 청년조직을 안정화시키면서 확대시킬 수 고민을 전담할 수 있는 인력이 꼭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이들은 무슨 돈으로 활동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거기다가 1년의 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예산구조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매번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사업비를 받더라도 독립된 예산이 확보되어 있어야 1년을 고민할 수 있다.

자체적 예산은 1년간의 활동을 자기 스스로 계획하고 그 계획에 맞춰 집행하면서 축적될 역량 강화와 리더십 구축의 중요한 기반이다. 1년간의 활동을 짜는 것만으로도 자기 사업의 구상과 전망을 가질 수 있고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집중화된 의제 개발과 적극적인 대중사업을 기획하도록 강요받는다이러한 과정의 성과물은 진보정당과 청년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진보정치는 정치에 무관심한 우리의 청년세대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큰 자극제가 될 것이다.

예산을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다개인적으로 여기서 한 가지 방안을 이야기해볼까 한다당원들이 내는 당비에서 500원을 청년정치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이다당비를 약 3만 명이 납부한다고 했을 때 1년에 안정적으로 1억 8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두명의 담당자와 1년의 사업비로 사용하기엔 당장 부족한 금액은 아닐 것이다. 당의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세대를 키우기 위한 노력으로 이 정도 기금 적립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중앙과 지역씨실과 날실처럼 유기적으로 엮어야

청년정의당의 조직이 중앙중심의 사업을 한다면 과연 청년정치인들이 성장할 수 있을까?

외국에서는 청년당혹은 청년조직의 운영을 해본 사례가 많이 있다미국과 일본그리고 유럽에서도 이런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여기서 보여지는 경향중 하나는 중앙사업 중심의 청년조직 운영은 더 쉽게 정리된다는 것이다일본의 경우가 그러한데자민당은 청년조직의 운영으로 큰 성공을 맛보기도 했지만 당이 어려워졌던 시기 청년조직의 독자적 운영을 철회한다자민당 청년사업이 주력했던 것은 중앙중심의 청년 정치교육사업이었다반면 지역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유럽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한 경우가 많다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유럽 정당의 청년당 운영이 지역과 안정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유럽의 많은 청년당은 중앙청년조직과 지역 골간조직에 모두 속하는 이중구조를 띄고 있는 경우가 많다유럽의 청년정치인들은 중앙의 청년당의 주력이기도 하면서 지역정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필요하다면 지역의 사업을 중앙의 의제로 상정하기도 하고중앙의 사업을 지역으로 가지고 오면서 사업이 일부지역에만 집중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안정성이란 이유를 넘어서서 지역(혹은 부문)이 청년정치에서 중요한 고민 중 하나가 지역 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현장에서의 경험과 연관되기 때문이다어떤 정치인도 자기 현장이 없이 성장할 수 없다. ‘자기 현장은 스스로 발을 디디고 있는 기반이며정치가 필요한 여러 공간을 추상화 시키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구체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자기 현장에서의 경험이 새로운 세대를 정치인으로서 자기 전망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그것이 정치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의 힘이 된다.

사람들은 너무 크고 무거운 이야기에는 귀를 닫지만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되는 작은 문제들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그렇기에 자기 현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고 구체화하는 전략적 노력을 청년들에게 경험하게 할 필요가 있다이 활동 속에서 아직은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당내의 사회를 재구성하고나아가 밖에 있는 다른 청년들을 사회의 틀 속으로 들어오게 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청년정의당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정치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누군가는 정의당에서 철지난 청년정치 이야기를 또 하나 생각할 수 있다그러나 청년들이 다시 청년정치를 이야기하는 이유는 광장 밖의 시민들로 이야기 되었던 노동주거교육연금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상당수가 청년세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이 문제들은 청년세대만의 것은 아니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제이긴 하다그러나 동시에 가장 많은 피해를 받게 될 사람들이 청년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청년세대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취업준비로실업에 대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정치적인 의미에서 한국의 사회’ 속에 속하지 못하는 다수가 청년으로 남아있다진보정당이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사회에 합류하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정치를 되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그 과정에서 정당의 청년들이 마중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필요도 있다.

청년정의당 구성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정치를 되살리는 계기 중 하나가 되리라고 생각하며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