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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왕복근의 생각

[왕복근의 약속 ⑤: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제대로 된 관악형 통합돌봄 추진하겠습니다

혼자 계신 부모님이 갑자기 편찮으실 때, 
직장이나 생업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며 막막했던 적 없으신가요?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싶어도, 곁에 있어 드리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죄책감과 무력감을 동시에 느껴본 분들이 분명 계실 겁니다. 한편에서는 아픈 가족을 홀로 책임지느라 자신의 학업과 미래를 내려놓아야 하나 고민하는 청소년·청년들, 이른바 '영 케어러(Young Carer)'의 무거운 짐도 점점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렇듯 돌봄을 가족이 오롯이 떠안아야 하는 사회에서는, 누군가는 생업을 포기하고 누군가는 미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자가 홀로 짊어지던 돌봄의 짐을, 이제는 공동체가 함께 나눠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바로 통합돌봄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통합돌봄은 허울에 그칩니다>

관악구는 2026년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복지돌봄국'을 새로 신설했습니다. 방향은 맞습니다. 그러나 통합돌봄의 핵심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공동체가 먼저 찾아가는 것입니다. 조직 개편만으로는 이 근본적인 방식이 바뀌지 않습니다. 창구가 생겼다고 해서, 그 창구를 찾아오지 못하는 분들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더 깊은 문제도 있습니다. 2024년 5월 서울사회서비스원이 해체되면서, 공공이 직접 돌봄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할 전담 조직과 인력이 사라졌습니다. 그 공백은 자연스럽게 민간 위탁과 시장 의존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공공이 책임지지 않는 돌봄은, 수익이 되지 않는 곳에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결국 가장 취약한 분들이 가장 먼저 소외됩니다. 실질적인 변화 없이 기존 사업에 '통합돌봄'이라는 이름표만 붙여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제대로 된 통합돌봄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또한 서울사회서비스원은 서울시에서 복원되고, 장기적으로는 각 자치구 단위에도 확대돼야 합니다.

 

<첫째, 돌봄 사각지대를 원천 차단하는 '자동 연계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통합돌봄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신청주의'입니다. 신청주의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스스로 신청해야만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몸이 불편하거나, 정보를 모르거나, 어디에 도움을 구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은 그 문턱 앞에서 이미 소외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고독사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고, 발굴 즉시 돌봄 서비스와 곧바로 연결되는 자동 연계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신청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발굴과 동시에 지원이 시작되도록 하겠습니다. 누군가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먼저 손을 내미는 시스템. 그것이 진짜 통합돌봄의 시작입니다.

 

<둘째, 다양한 관점을 반영한 통합돌봄을 추진하겠습니다>

돌봄의 필요는 하나의 얼굴이 아닙니다. 노인과 장애인, 청년과 중장년, 여성 1인 가구까지, 각자가 처한 상황과 필요로 하는 지원의 형태는 모두 다릅니다. 돌봄 노동자와 돌봄 서비스 수혜자의 관점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통합돌봄 정책은 제대로 시행되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반영한 통합돌봄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만들겠습니다. 저는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한 실태조사를 먼저 실시하겠습니다. 그리고 통합지원협의체에 이용 당사자와 가족, 돌봄노동자가 반드시 참여하도록 의무화하겠습니다. 실태를 파악하고, 당사자와 함께 해법을 만드는 것. 그것이 다양한 돌봄 수요를 진짜로 반영하는 방법입니다.

 

<셋째, 통합돌봄이 지속가능한 체계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기반을 세우겠습니다>

좋은 정책도 체계 없이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지속가능한 통합돌봄을 위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서비스를 받는 공간,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점검하는 구조, 세 가지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먼저, 현재 민간에 위탁된 돌봄 종사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습니다. 불안정한 고용 구조에서는 돌봄의 질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종사자가 안정되어야 서비스도 안정됩니다. 또한 살던 곳에서 안심하고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케어안심주거 시범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익숙한 공간에서의 돌봄이야말로 통합돌봄의 본래 취지에 가장 가깝습니다. 마지막으로, 통합돌봄 사업의 성과와 종사자 처우를 정기적으로 의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겠습니다. 투명하게 공개되고 점검받는 구조가 있어야, 사업이 흐지부지되거나 후퇴하지 않습니다.

 

"살던 곳에서, 익숙한 이웃과 함께, 건강하게 나이 들 수 있는 것." 

 

특별한 사람만 누리는 혜택이 아니라, 관악구 모든 주민이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입니다. 가족이 아프다고 해서 누군가의 꿈이 멈추지 않는 동네, 홀로 남겨지는 이웃이 없는 동네를 만들겠습니다. 관악형 통합돌봄, 왕복근이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 2026년 1월 27일 진행된 "제대로 된 통합돌봄 시행을 위한 서울지역 노동시민사회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후보의 모습